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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2천 년 역사부터 주민들의 소소한 삶까지

박종남 명예기자 | 2019-10-25 오후 2:12:28

 `문학산역사관``마을박물관`에 가면 역사가 보인다

 

미추홀구에는 곳곳에 작은 박물관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와 문화적 가치는 자못 크다. 문학산 정상에 있는 `문학산역사관`을 비롯, 도심에 위치한 마을박물관 3곳에는 주민들이 해설사로 혹은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선사부터 현재까지 역사 한눈에, 문학산역사관

 

높은 일교차를 앞세워 가을임을 알리는 10월의 첫날, 미련을 안고 미처 떠나지 못한 여름이 한낮 기온을 달구고 있다. 문학산역사관을 오르는 길에 간간이 운동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과 마주한다.

문학산 정상은 여타의 산들과 달리 군부대에 의해 넓고 평평하게 깎여 있다. 따라서 217m의 높이지만 사방에서 멀리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능선을 타고 둘레를 도는 등산로가 있어 도심 속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

 

군사시설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던 문학산이 개방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문학산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미추홀의 2천 년 역사 문화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지난 2018년에는 `문학산역사관`을 개관했다.

기존 군사시설을 리모델링한 역사관은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별로 한 전시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1일 평균 100여 명의 시민들이 찾는 이곳엔 선조들이 남긴 희귀한 옛 사진과 일제강점기 인천 일대의 지형을 나타낸 지도를 비롯해 문학산의 변모를 살필 수 있는 동영상까지 준비돼 있다.

찬찬히 전시실을 돌아보면 인천의 역사와 문학산의 변모, 백제 건국의 설화를 품은 문학산성까지 세세히 알 수 있다.

운동을 목적으로 가볍게 찾은 시민이라도 역사관의 문을 들어서면 문학산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고, 이전과 달리 산을 찾는 재미와 의미를 보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학산역사관에는 주민 해설사들이 배치돼 있다. 15강의 수업을 통해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해설시연과 컨설팅을 통해 배출된 25명의 해설사들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근무하고 있다.

미추홀구는 문학산역사관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 문학산 정상에서 음악회와 토크콘서트를 열기도 하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탐방 프로그램과 주말 등산객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관내 10개 학교 2천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문학산을 찾아와 해설사와 함께 도보로 이동하며 역사해설을 듣고 정상에 도착하면 활쏘기체험을 하고 역사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10월 주말에는 문학산을 찾는 탐방객들을 위해 `문학산에서 써 내려가는 나의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웃음을 유발하는 룰렛 돌리기를 통해 독특하고 흥미있는 소재로 재미난 설화를 만들어 본다. 또 가훈이나 원하는 문구를 예쁜 캘리그라피로 써 주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문학산에는 문학산성과, 제사유적 뿐 아니라 옛이야기를 품고 있는 고개와 바위들이 있어 탐방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들이 된다. 천천히 둘레를 돌아 문학산성 복원지와 제사유적을 둘러보는 길은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고 더위를 식혀주는 바람까지 함께 해 발걸음이 가벼웠다.

 

 

 

마을이야기와 주민들 삶 가득한 마을박물관, 토지금고·쑥골·독정이 마을박물관

 

번듯한 외관을 갖춘 거대한 박물관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의 과거를 한눈에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름하여 `마을박물관`.

미추홀구에는 3곳의 마을박물관이 있다. 입지가 좋아 주민들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게다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큐레이터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또 해마다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으로 주민들을 맞이한다.

 

지난 8월 이전·개관한 `토지금고마을박물관`의 기획전 `토지금고에 살다-떠나온 사람들을 품은 집`을 살짝 들여다보자.

법정동인 `용현동`이라는 지명보다 더 익숙하게 통용되는 `토지금고`라는 이름이 있다. 바다였던 이곳은 1929년 염전이 조성됐다가 1966년 폐염이 되자 본격적으로 매립됐다. 1977년부터 1979년까지 택지를 조성해 분양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신 `토지금고`라는 이름을 차용해 불리는 마을이다.

황무지나 다름없던 곳에는 시간을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집과 인구가 늘어났다. 인천시 최초 계획도시마을 토지금고는 그렇게 시간을 따라 모습을 바꾸게 됐다. 낡은 주택은 아파트로, 저층아파트는 다시 고층아파트로 변하는 사이 주민들은 대거 늘어났지만 문화공간은 그만큼 생겨나지 못했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든 주민들 중 많은 이들이 토지금고라 일컫는 마을에 대한 궁금증은 묻어두고, 지역에 대한 과거는 알지 못한 채 일상의 흐름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에게 마을의 변화를 알려주기 위해 2015년에 문을 연 토지금고 마을박물관이다. `토지금고를 열다`라는 상설 전시 외에 2016년부터 `용마루 1960`, 2017`이방인의 눈에 비친 용마루`, 2018`그때 우리들의 일터`, 그리고 올해 `토지금고에 살다- 떠나온 사람들을 품은 집`이라는 주제로 기획전을 열어왔다.

 

용현5동으로 이사 와 봉사를 시작한 김홍우(79) 큐레이터는 "마을의 과거를 알면 애정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9명의 큐레이터가 돌아가면서 화요일~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해설 봉사를 하고 있다. 하루 10명 안팎의 주민들이 찾아온다.

새 터전을 찾아 스며든 주민들이 마을을 제대로 이해하고 지역정체성을 가지는 계기가 된다면 마을박물관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쑥골마을박물관에서는 지난 5월부터 `도화동의 과거와 현재`라는 주제로 기획전이 열리고 있고, 독정이마을박물관도 오는 11월 새로운 기획전이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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