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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의 미추愛세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는 것

나이스미추 편집위원 | 2020-01-23 오후 2:02:32

"나이도 먹을수록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고 했더니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맞은편 친구는 "11일에 한 살 먹었는데, 설에 떡국 먹으며 한 살 더 먹으니 나이 먹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라고 했다. 밥벌이에 쫓겨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이`가 안주로 올라왔다.

 

나이를 먹으면 삶의 지혜는 부록처럼 달려오는 줄 알았다. 생활 전선에서도 당당하게 앞장설 줄 알았다. 웬걸, 지혜는 고사하고 알던 지식도 가물가물, 생활은 흐물흐물 흐르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삶은 안정되고 그만큼 행복해질 줄 알았다. 이런, 나이와 행복은 아무 관련 없음을 매년 재확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새해 인사와 설 인사로 가장 많이 쓴 단어가 `행복`이었다. 누구나 바라는 행복이지만 아무나 누리지 못하는 행복은 올해도 멀리 있는 걸까?

 

초등학생들조차 가장 되고 싶은 사람으로 `건물주`를 꼽는 시대지만 역설적이게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유행어처럼 퍼지기도 했다. 특히 젊은이들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 작은 사치를 부리며 즐거움을 누린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확실한 행복일까?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도 화두였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높여 직장인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정책도 뒤따르고 있긴 하다. 하지만 내 생활은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 쪽으로 기울어진 채 균형을 잡는 것은 언감생심. 워라밸은 그들만의 행복한 소리인가?

 

`부자되세요``대박나세요`라는 인사처럼 돈을 많이 버는 것 역시 행복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나는 돈을 풍족하게 번 적이 없다. 번 적이 없으니 쓴 적도 없고, 쓴 적 없으니 돈이 많으면 행복한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

 

부탄은 1인당 GDP3천 달러로 우리나라의 101에 불과하지만 행복지수는 세계 1위다. 한국은? 96.(간신히 100위 안에 들어간 걸 위안삼아야 하나) 행복은 소득순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굳이 연구결과를 들먹이지 않아도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많은 돈을 벌자고 기를 쓰며 스트레스 받는 모습은 주변에서도 쉽게 목격된다.

 

`돈으로 집을 살 수는 있지만 단란한 가정은 살 수 없고, 침대는 살 수 있지만 잠은 살 수 없다`는 네덜란드 속담이 있다. 이 말은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다. `시계는 살 수 있지만 시간은 살 수 없다`, `책은 살 수 있지만 지혜는 살 수 없다`, `약은 살 수 있지만 건강은 살 수 없다` 등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는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무수히 많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행복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을 안다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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