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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의 미추愛세이> 높을수록 길어지는 그림자

나이스미추 편집위원 | 2020-02-24 오후 4:15:26

미추홀구 도화동에는 동양 최대 규모의 체육관이 있었다. 인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랜드마크였다. 돔형 지붕 양옆에 똑같은 14층 빌딩 2채가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마징가 Z` 같았다. 체육관 실내엔 육상 트랙은 물론이고, 농구와 배구코트도 2개씩 들어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서울운동장에 지붕을 씌워놓은 것과 같은`압도적인 규모였다. 하여 `맘모스체육관`이라고도 불렸던 이곳은 `선인체육관`이다. 이 거대한 체육관은 1973년 세워진 뒤 40년 만인 지난 2013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인근 인천대학교의 송도 이전에 이어 인천의 자랑거리였던 `마징가 Z 체육관`마저 통째로 사라지면서 도화동은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체육관이 사라진 자리는 워낙 규모가 컸던지라 휑하다 못해 SF영화 속 버려진 도시 같았다.

 

7년이 지난 지금 그 자리는? 거대한 고층 아파트 단지가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선인체육관은 비교도 안 된다. 급격히 바뀌고 있는 미추홀구 스카이라인의 정점이 바로 이곳이다. 도화사거리 인근에 세워지고 있는 이 단지는 49층 아파트가 11개 동, 1,900여 가구가 입주 예정이란다. 1개 동에만 무려 170여 가구를 차곡차곡 쌓는 것이다.

 

도화지구는 이미 두 집 건너 커피숍, 세집 건너 음식점이 빼곡히 들어찼다. 인천상수도사업본부와 제물포스마트타운 옆에는 정부종합청사가 들어왔고 뒤편엔 한국전력 지사가 들어올 예정이다. 상전벽해가 실감 나는 현장이다. 이곳에서 가까운 제물포역도 변신 중이다. 땅속에선 지하상가를 뜯어고치고, 땅 위에선 대학로 같은 `젊음의 광장`이 마무리 중이다.

 

얼마 전 초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을 둘러보다 `포장된 채`웅크려있는 붕어빵(실제 상호는 잉어빵) 포장마차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두 팔 길이 정도의 작은 크기지만 주인장은 겨울 찬바람에 손을 호호 불며 열심히 `붕어를 낚아`팔았을 것이다. 건설 노동자들에게 따끈따끈한 붕어빵을 팔며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점점 더 하늘 높이 올라가는 아파트를 올려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건물이 올라갈수록 자신도 떠날 때가 가까이 온다는 것에 초조했을까?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초고층 아파트. 화려한 외관을 뽐내는 대형 건물들. 지하와 지상 할 것 없이 성형수술 중인 도시에서 민낯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건물이 높이 오를수록 그림자도 길어질 것이다. 큰 그림자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자신의 그림자를 잃는다. 도시를 살기 좋게 바꾸는 것도 좋지만 그림자를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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