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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의 미추愛세이> 개구리가 부럽다

나이스미추 편집위원 | 2020-03-25 오전 11:21:12

<기생충>은 환호를 받았지만, `바이러스`는 환장할 노릇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휩쓸 때 코로나19가 한국을 휩쓸기 시작했다. 바이러스와 기생충, 둘 다 숙주가 있어야 산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생명에 몰래 붙어 자신의 생명을 이어간다. 다른 점은 기생충은 약 몇 알로도 박멸 가능한 반면, 바이러스는 보이지도 않고 트랜스포머처럼 변종으로 덮치기 때문에 최첨단 현대 의학도 맥을 못 춘다는 것이다. 게다가 초연결사회가 된 요즘 한 번 뚫리면 전염력은 순식간에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너 전 세계를 휩쓴다.

급속도로 번진 새로운 바이러스가 괴로운 일상을 만들고 있다. 마스크를 온 국민이 온종일 쓰고 산다. 그나마 긴 줄을 서야 살 수 있고, 자동차처럼 5부제로 나눠 판다. 미세먼지 나쁨 때도 마스크 쓴 적이 없었던 내가 외출할 때마다 챙기는 필수품이 됐다. 다른 사람 눈치가 더 무섭기 때문이다.

병원에선 확진자가 매일 수백 명씩 늘어나는 반면, 집에서는 확``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집에만 있다 보니 살이 확 쪘다는 얘기다. `확찐자`의 동선은 대개 `식탁 - 소파 - 냉장고 - 소파 - 식탁 - 침대 - 냉장고 - 침대`란다.

업무 차 작가와 카페에서 만났다. 커피를 좋아해 한때 카페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던 작가다. 아메리카노가 나왔는데 늘 하던 대로 커피 향부터 맡던 작가가 "오늘 커피는 향이 확 죽었네"라며 잔을 입에 가져가다가 깜짝 놀랐다. 마스크를 쓴 채 커피를 마시는 진기명기를 보여줄 찰나였다. 거리에서는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 서로 긴가민가하며 인사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 지나치는 일도 흔히 생긴다. 웃을 일이 줄어드는 것도 마스크가 만들고, 웃기는 일상도 마스크가 만들었다. `웃픈` 일상이다.

매화가 흐드러지게 폈다. 이제 노란 개나리, 연분홍 진달래가 폭죽처럼 터질 것이다. 봄 향기를 맡고 싶다. 마스크를 확 벗어버리고 들판으로 뛰쳐나가 한바탕 미친 듯이 돌아다니고 싶다. 개구리는 이미 땅 밖으로 나와 폴짝폴짝 논다. 개구리가 부러운 2020년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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