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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의 미추愛세이> 우는 게 아닙니다

나이스미추 편집위원 | 2020-06-24 오후 5:53:16

모내기를 갓 끝낸 논이 광활하다. 일정하게 `거리두기`를 한 어린 모들은 모눈종이처럼 초록의 선들이 질서정연했다. 작은 숲 사이사이로 띄엄띄엄 자리 잡은 집들, 가끔씩 목청껏 소리 지르는 닭 `울음`과 낯선 산책자를 향한 개 `울음`이 정겹다. 목가적 풍경 위로 저녁 바람소리가 `울고`, 그 사이로 동물들 `울음소리`가 고즈넉함을 더한다.

 

 

지인의 마을에 어스름이 깔릴 무렵 중년의 세 남자가 저녁상을 깔았다. 손바닥만 한 텃밭에서 뜯어온 상추와 치커리는 신선했고 삼겹살에 소주는 부드러웠다. 창밖 드넓은 논에선 개구리 `울음소리`가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떼창 수준이었다.

 

 

"저 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개골개골하는 것 같지 않아, 우왕우왕 하는 것도 같고." 그러자 지인이 말했다. "우왕좌왕이 아니고요? 짝짓기 할 상대를 꼬시는 소리인데 저렇게 몰려 있으니 우왕좌왕할 수밖에."

짝을 향한 개구리의 세레나데를 왜 사람들은 `운다`고 할까. 개구리 입장에선 웃다가도 울 일이다. 청혼가일 수도 있고, 자기의 멋진 외모와 능력을 열심히 알리는 중인데도 말이다.

 

 

 

닭의 새벽 알람 같은 소리도 `닭 울음`이라 한다. 새가 울면 지저귄다는 예쁜 말로 표현하면서도 닭은 그저 운다고 한다

 

 

 

`지저귀는`과 결이 전혀 다르게 `짖어대는` 개는 어떤가. 경계의 목소리로 다급하게 소리 내면 `짖어댄다`하고,

 

저녁달을 보며 길게 "아우~" 하면 `운다`고 하니 그나마 다른 동물에 비해 의사 표현을 구분해 주는 편이다.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면 격하게 인사하는 동물들도 많다. 인사는 공격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이다. 돌고래들은 지느러미를 비비며 특유의 "끼잉~" 소리를 내고, 늑대는 뛰어가 "낑낑"대며 꼬리를 사정없이 흔든다. 침팬지는 친구를 보자마자 "꽤애액 꽥꽥"하며 부둥켜안고 난리 블루스다. 코끼리는 "꾸웅, 뿌웅" 나팔소리를 내는데 너무 기쁠 때는 눈물을 흘리며 똥오줌을 싸기도 한단다. 제각각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소리인데 그걸 무조건 운다고 싸잡아 말하지 말아야겠다.

 

 

 

취기가 오르며 목소리가 커질 무렵 창문틀 위로 작은 청개구리가 올라와 큰 눈으로 우리를 쳐다본다. 녀석은 조용했다. 저 녀석, 우릴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 사람들 정말 시끄럽게 `울어`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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